<마케팅> 심플함이 복잡함을 이긴다.



애플을 애플답게 하는 힘은 '단순함' 이다. 스티브 잡스는 '심플 스틱 (Simple Stick)' 이라는 경영원칙을 통해 애플에 지독하리만치 단순함을 적용하려 노력했다. 애플은 제품 개발부터 시작해 디자인, 마케팅, 광고 등 모든 요소에 심플함을 추구했다. 


단순함이라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복잡함이라는 상반되는 가치와 끊임없이 싸워 이겨내야 하는데 그 과정은 절대 쉽지 않다. 애플은 복잡함이라는 타협점을 벗어나 오로지 단순함을 추구하기 위해 제품을 만드는 프로세스부터 내부 조직, 광고, 고객이 박스를 개봉하는 순간까지도 단순함이라는 가치를 담아내고 있다. 모든 환경이 단순화되어 있고 구성원들이 끊임없이 단순하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에 애플의 혁신은 현재 진행형이다.



세상이 너무 복잡해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우리는 반대로 단순한 것을 더 편하게 느낀다. 단순하고 미려한 것을 보면 저절로 손이 가게 된다. 제품 뿐만 아니라 서비스와 전략까지도 단순한 것이 힘이 되는 세상이다.


단순함의 힘을 가장 잘 알고 이용하는 회사는 단연 '애플 (Apple)' 이다. 애플에 '심플 스틱 (The Simple Stick)' 으로 맞았다' 라는 문장이 있다. 이 말은 애플의 모든 것에 지독하리만치 단순함을 적용하려 했던 잡스의 경영 원칙을 상징하는 말이라고 한다. 애플은 '단순함 (Simplicity)' 의 힘을 거의 종교처럼 신봉한다.


그런데 하나의 의문이 생긴다. 단순함을 향한 애플의 집착이 그토록 확고하고 재정적 보상 역시 확실하다면 왜 지구상의 다른 IT 회사들은 애플의 방식을 모방해 동일한 수준의 성공을 거두지 못하는 것일까? 답은 간단하다.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심플해질 수 있을까?


광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17년을 스티브 잡스와 함께 일한 '켄 시걸' 의 저서 <미친듯이 심플 : 스티브 잡스, 불멸의 경영 무기> 에서 애플 경영의 '단순함' 사례를 살펴보도록 하자.




첫째, 심플한 제품 개발이다.

사실 선택지가 많으면 장점이 아니라 부담이다. 선택 범위를 최소화해야 회사도, 고객도 명확하게 이해한다. 스티브 잡스는 20가지가 넘는 제품군을 4가지로 축소해 그 효과를 입증했다. 이것은 Dell, HP와 애플을 비교해 보면 답을 얻을 수 있다. 앞의 두 회사 제품군은 수시로 바뀌는데다 러닝모델도 20종 정도 된다. 모델끼리 중복되는 기능도 많을 뿐더러 상당수 모델이 여러 페이지에 걸쳐 복잡하게 소개되어 있다.


이런 현상을 제품 다양화 (확산 : product proliferation) 라 부른다. 많은 회사들이 눈앞의 기회를 모두 붙잡으려고 한다. 즉, 제품군을 논리적으로 구성하고 검색하기 쉽게 하는 것이 훨씬 유리한데도 모든 고객을 만족 시키고 모든 거래를 성사 시키려 애쓴다. 모두를 기쁘게 하려 다가 자칫 누구도 기쁘게 하지 못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르는 모양이다.


반면, 애플은 가장 잘할 수 있는 몇 가지에 집중하는 단순한 경로를 선택했다. 이 방식은 대규모의 충성스러운 추종자 집단을 형성한다. 애플이 만들 수 있는 제품이 아니라 애플이 만들기를 선택한 제품을 내놓기 때문이다. 


그래서 애플의 웹사이트에 들어가면 맥북 에어와 맥북 프로, 두 가지 모델이 있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한 후에 원하는 스크린 크기를 정하고 원하는 속도와 메모리, 하드디스크를 선택하면 된다. 아주 간단하다. 이것이 바로 단순함의 매력이다. 사람들이 애플의 제품이 혁신적이고 단순하기 때문에 구입한다. 여기에 대해 잡스는 이렇게 말한다.


"사람들이 집중해야 할 대상에 대해 '예' 라고 말하는 것이 참된 집중이라고들 생각한다. 그러나 이것은 의미를 완전히 잘못 알고 있는 것이다. 집중이란 그 밖의 다른 좋은 아이디어들에 대해 '아니오' 라고 말하는 것을 뜻한다.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나는 실제로 우리가 한 일 못지않게 하지 않은 일도 자랑스럽게 여긴다. 수많은 것들에 '아니오' 라고 말하는 것, 그것이 바로 혁신이다."



둘째, 심플한 마케팅이다.

제품이나 아이디어의 장점을 상징하는 단순하고 강한 이미지를 활용해 고객의 뇌리에 깊은 인상을 남겨야 한다. 백 가지를 나직이 속삭이지 말고 한 가지를 크게 부르짖어야 한다. 애플에서는 그 한가지가 'i' 다. 브랜드 네이밍 'i' 는 '나의 애플' 이 된다.


애플 네이밍의 시작은 '아이맥 (iMac)' 이었다. 일단은 누가 보더라도 맥을 의미했다. 그리고 'i' 에는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았다. 또한 '개인 (individual)' 이나 상상 (imagination)' 을 상징할 수도 있다. 맥에 모음 하나만 붙이면 되니 더 이상 간결할 수도 없었다. 게다가 게임이나 휴대용 기기처럼 들리지도 않았다. 


'아이맥' 이란 이름에는 또 하나의 정점이 숨어 있었다. 앞으로 애플이 또 다른 제품의 이름을 지을 때 그 바탕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일관성 있게 애플의 컴퓨터에는 모두 '맥' 이 붙는다. '아이맥, 맥 프로, 맥북 에어, 맥북 프로' 와 같은 식이다. '아이' 는 개인용 (가정용) 을 의미하며 제품 또는 제품 부문을 표현하는 단어와 함께 쓰인다. 애플의 네이밍 체계는 주요 제품군에 공통으로 적용되기 때문에 현재의 고객들뿐만 아니라 잠재 고객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이제 'i' 가 확장된다. '아이팟, 아이포토, 아이폰' 등. 단순함을 통해 단순하게 얻는 지극히 놀라운 개념이다. 이처럼 뛰어난 브랜딩 역량을 운영할 수 있는 회사는 극히 드물다. 사람들은 명확하게 표현한 하나의 메시지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반대로 복잡해지는 순간 관심도는 점점 줄어든다.



셋째, 심플한 조직론이다.

스티브 잡스는 대기업형 행동 양식을 적극적으로 거부했다. 그는 똑똑하고 창의적인 인재들로 구성된 작은 집단이 가장 효율적으로 이윤을 낼 수 있다고 믿었고, 그렇게 애플을 조직했다.


애플에서는 생각은 대범하게 하되 나머지는 모두 소규모로 할 것을 권장한다. 말하자면 대기업의 방식으로 말하거나 행동하고픈 충동을 느낄 때는 집에서 혼자 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의미다. 작은 집단 원칙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다. 작은 집단 원칙은 프로젝트팀에도 꼭 필요하다. 많은 회사들이 본능적이지만 잘못된 원칙을 따르는 경향이 있다. 즉, 프로젝트가 중요할수록 많은 인원을 참여시킨다. 경영 이론에서는 두뇌가 많아지면 그만큼 아이디어도 많아진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더 많은 두뇌가 항상 '더 나은' 아이디어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논쟁의 여지조차 없다.


구성원이 많으면 보고 사항이 복잡해지고, 업무 속도를 높이기 위해 더 많이 다독여야 하며, 각자의 업무를 평가하고 필요한 피드백을 하기 위해 더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한다. 따라서 똑똑한 사람들로 구성된 작은 집단은 성공에 이르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


그래서 애플은 단위 조직이 100명을 넘지 않는다. 잡스에게는 맥을 담당하는 팀이 100명을 넘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이 있었다. 따라서 누군가를 집어넣으려면 다른 누군가를 빼야 했다.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는 자신이 한 말에 잘 드러난다.


"나는 100명이 넘는 사람들의 이름을 일일이 외우지 못한다. 또 개인적으로 잘 아는 사람들과 일하고 싶다. 따라서 인원이 100명을 넘어가면 조직 구조를 내가 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는 압박에 부딪힐 것이다. 모든 것 하나하나에 내 손길을 미치게 하는 것이 내가 원하는 방식이다."


이것을 '톱 100' 이라고 한다. 즉, 애플의 비전을 이해하고 부하직원들에게도 회사의 비전을 충분히 인지시켰다고 잡스가 생각하는 임원들을 말한다. 톱 100 회의에서 잡스와 경영진은 이듬해의 전략과 이후의 대략적인 방향까지 논의하곤 했다. 잡스가 그 자리에 모인 임원들의 이름을 전부 알고 있었다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차고에서 애플이 탄생했던 시절, 잡스와 워즈니악을 비롯한 몇몇 친구들은 그야말로 뛰어난 인재들의 작은 집단이었다. 애플의 소기업적 경향의 근간에는 이 방식에 대한 잡스의 믿음이 있었다. 무엇보다 대단한 것은 이 방식이 단순히 애플을 대기업으로 성장시킨 데서 그치지 않고 세상에서 가장 값비싼 기업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하나의 단순한 사실이 있다. 바로 '사람들은 단순함을 선호한다' 는 것이다. 그런데 왜 자꾸 복잡하게 만드는가? 단순하게 본질을 만들어 내라. 애플처럼 제품, 마케팅, 그리고 조직에서의 심플함이 지금의 복잡성을 이겨나가는 최고의 전략이 될 수 있다. 과연 우리 조직은 복잡성을 관리하고 있는가?



출처: 동아비즈니스리뷰 (글: 서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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