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골든블루, 위스키 골리앗을 위협하는 다윗 (1부)



출처: 동아비즈니스리뷰 [글: 고승연/유재욱]


이번 컨텐츠는 1부와 2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에서는 골든블루의 시작과 시장 정착기에 적용했던 다양한 전략들에 초점을 맞추었고, 2부에서는 골든블루의 위기와 부활, 성장 시기에 사용했던 전략에 대해 집중적으로 소개해드릴 예정입니다.


<골든블루, 위스키 골리앗을 위협하는 다윗 1부>

1. 두 명의 골리앗 : 윈저와 임페리얼

2. 정면 승부가 아닌 게임의 방식을 바꿔라 : '36.5도' 의 모험

3. 변화하는 소비자를 읽어라 : 병 모양의 혁신과 하이브리드 주점 공략

4. 1,2차 소비자와 함께 성장하라 : '블루칩' 프로모션


<골든블루, 위스키 골리앗을 위협하는 다윗 2부>

http://blog.mailplug.com/893



10년 째 뒷걸음질 치고 있는 한국 위스키 시장에서 유일하게 빠른 성장을 지속하는 기업이 있다. 바로 생긴 지 5년 밖에 안 된 중소업체 '골든블루' 다. 지난해 시장 전체가 12%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때, 홀로 107%의 성장률을 보이며 업계를 놀라게 했다. 또한 올해에는 17년산 위스키 시장에서 국내 대기업을 제치고 글로벌 주류 업체를 턱밑까지 추격하며 3위 자리에 올랐다. 골든블루의 성공 요인은 아래의 4가지로 분석된다.


1)  후발 기업으로서 손쉬운 모방 전략 대신 대체 전략을 선택했다.

2)  글로벌 주류 업체에 맞서 현지 기업의 강점을 살린 차별화에 성공했다.

3)  타깃 설정을 명확하게 한 뒤 현명하게 공략했다.

4)  오너가 사업을 제대로 이해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를 진행했다.



2014년 6월 초, 장기 침체를 맞고 있는 위스키 업계에 놀랄 만한 소식 하나가 전해졌다. 토종 위스키업체 '골든블루' 가 출시한 슈퍼 프리미엄 위스키 '골든블루 다이아몬드' 가 17년 이상 최고급 위스키 시장에서 출고량 기준 시장점유율 13.5%로 3위에 올랐다는 소식이었다. 이는 '스카치블루 17' 을 제치고 2위인 '임페리얼 17 (16.5%)' 을 턱밑까지 추격한 결과다. 고급 위스키는 소비자들이 한번 익숙해진 브랜드를 웬만해서는 바꾸지 않는 기호품이기에 이 같은 순위 변화는 큰 화제가 되었다.


더 놀라운 스토리는 따로 있다.


2013년 위스키 전체 출고량은 185만 상자 (1상자=500mX18병) 로 직전 년도에 비해 12.8% 감소했다. 시장 1위인 '윈저' 가 10%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고, 2위인 '임페리얼' 또한 22.8%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며 크게 뒷걸음질했다. 롯데칠성의 '스카치블루' 역시 16.5%의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며 시장 전체가 크게 위축되었다. 그런데 유독 단 하나의 중소업체 '골든블루' 만이 107%의 놀라운 성장률을 보이고 있었다. 모두가 뒷걸음질 칠 때 혼자 앞으로 치고 나가는 형국이라 더욱 눈에 띌 수밖에 없었다. 위스키를 출시한 지 5년도 채 되지 않은 신생 중소업체라는 점을 감안하면 '기적' 이라는 단어가 어색하지 않을 정도였다. 



1. 두 명의 골리앗 : 윈저와 임페리얼


1990년대 중반 '임페리얼' 이라는 위스키가 한국 시장에 등장하면서 지금의 위스키 경쟁 구도가 형성되었다. 임페리얼은 1994년 첫 출시로 로컬 프리미엄 위스키 시장의 포문을 연 브랜드다. 뒤이어 1996년에 '윈저' 가 출시되었다. 임페리얼과 윈저의 등장은 우리나라 위스키 시장 트렌드를 크게 바꿔놓았다. 과거 스탠더드급 판매량이 가장 높았으나 임페리얼 12, 윈저 12 출시 이후 한국 시장은 프리미엄 위스키 중심으로 시장 구도가 재편되었다. 현재 윈저는 12는 10년 넘게 프리미엄급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슈퍼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윈저 17이 2000년 출시되었고, 임페리얼 17이 2003년에 선보였다. 현재까지 슈퍼 프리미엄급 시장에서도 윈저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


바로 이 두 골리앗이 양분하고 있고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 등의 대규모 주류 업체들이 고전하던 시장에 골든블루가 뛰어든 것이다.


위스키는 몇 년산인지에 따라 스탠더드급 (3~6년), 프리미엄급 (12년 이상), 슈퍼 프리미엄급 (17년 이상) 으로 구분한다.


골든블루라는 위스키의 탄생 배경에는 '수석무역' 이라는 주류 수입 회사가 자리 잡고 있다. 수석무역은 10년 가까이 'J&B' 라는 브랜드의 위스키를 수입/유통하고 있었다. 모든 글로벌 브랜드는 시장 진입 초기 단계에서는 한국의 중소 수입 업체와 계약을 맺고 비즈니스를 진행하지만 일정 정도 수익이 보장된다는 판단이 들면 직접 지사를 설치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회사 매출의 전부인 J&B를 본래의 생산자인 글로벌 기업 디아지오가 다시 가져가면 아무것도 남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자체 브랜드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에 업계 최고 전문가들을 모아 일명 '위스키 드림팀' 을 꾸렸다. '제대로 된 토종 위스키 한 번 만들어보자' 는 대의에 모두가 동의했다. 위스키 생산시설을 고민하던 때, 위기에 빠진 주식회사 '천년약속' 의 부산 제조설비가 눈에 띄었다. 부산이라는 대도시를 거점을 삼을 수 있고 위스키 제조를 위한 설비 투자 비용을 크게 절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었었다. 그렇게 천년약속의 '천년' 을 따와 '수석밀레니엄' 이라는 새로운 회사가 탄생했다.





2. 정면승부가 아닌 게임의 방식을 바꿔라 : '36.5도' 의 모험


수석밀레니엄의 의문은 아주 근본적인 부분에서 시작되었다. '왜 위스키는 꼭 40도여야 하는가' 라는 문제였다. 소주도 25도에서 20도, 19도, 17도로 점점 낮아지고 한국의 소비자들의 '저도주' 선호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데 위스키의 도수는 떨어지지 않고 있었다.


물론 위스키 업체들이 도수를 낮출 수 없는 이유가 존재하긴 했다. 스코틀랜드의 스카치위스키협회 (SWA) 가 "스카치위스키는 도수가 40도 이상이어야 한다" 고 규정해뒀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보다 낮은 도수의 위스키를 판매할 경우 '스카치 (Scotch)' 라는 이름을 붙일 수도 없고, 스코틀랜드를 연상시키는 그 어떤 브랜딩이나 마케팅도 할 수 없게 되어 있었다. 


수석밀레니엄 입장에서는 '세계적 차원의 규제' 와 '소비자 트렌드 변화' 중 하나를 택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어차피 한국 시장에서 벌어지는 전투였다. 소비자 조사를 좀 더 신중하게 다시 나섰다. 단순히 소비자들이 낮은 도수를 선호하기 시작했다는 직감만으로 '스카치' 라는 명칭을 떼어 내는 모험을 할 수 는 없었기 때문이다.


2009년 골든블루 출시 수년 전부터 수석밀레니엄이 조사한 결과, 한국인들의 22%는 스트레이트잔으로만 위스키를 즐기고 있었고, 48%는 스트레이트로 몇 잔을 마신 뒤에 온더락으로 바꿔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한국에서 위스키를 마시는 사람의 70% 정도는 최소 첫 두세 잔은 스트레이트로 마시는 습관을 갖고 있는 얘기였다. 40도가 넘는 위스키를 스트레이트로 마시면 알코올 성분으로 인해 제대로 된 향을 느낄 수도 없고 목에서 걸리는 느낌을 받게 된다. 마스터 블렌더들의 견해를 종합하고 많은 실험을 거친 결과 수석밀레니엄은 아래와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1. 마스터 블랜더들의 테이스팅 도수인 '20도' 에서 위스키 고유의 맛과 향을 가장 잘 느낄 수 있

   었다.

2. 온더락으로 마실 때에는 얼음이 녹는 정도에 따라 20~36도 정도로 희석된다. 이는 적절히 컨

   디션을 유지하면서 위스키를 즐길 수 있는 도수다. 

3. 36도에서 37도는 스트레이트로 음용할 때 물 맛 없이 부드러움을 느낄 수 있는 알코올 도수의 

   '마지노선' 이라는 게 마스터 블랜더들의 견해였다.


이를 토대로 한국인들은 70%가 첫 한두 잔 이상을 반드시 스트레이트로 위스키를 즐기는데 그 때, 부드럽고 좋은 향을 느낀다면 분명 '좋은 위스키' 라는 인상을 받을 것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어차피 위스키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두 골리앗과의 정면승부가 승산이 없다면 '스카치' 라는 단어를 떼고 서라도 스트레이트 첫 잔에서 느껴지는 부드러움과 향으로 승부를 내는 게 나을 것이라는 답이 나왔다. 36도와 37도의 중간 값, 36.5도는 인간의 체온이기도 하다. 마케팅 포인트도 될 수 있었다. 위스키 골든블루는 이렇게 탄생했다.



3. 변화하는 소비자를 읽어라 : 병 모양의 혁신과 하이브리드 주점 공략


업무가 이어지는 자리나 비즈니스 모임에서 격식에 맞춰 즐기는 술인 위스키. 따라서 '가장 무난한 술' 을 고르는 게 언제나 중요했다. 20년간 윈저와 임페리얼의 양 강 구도가 깨지지 않았던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골든블루가 36.5도라는 저 도주 위스키로 시장공략에 나섰지만 처음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었다. 하지만 아래의 두 가지가 주효했다.


① 푸른 색 병으로의 변신


 투명병에 담긴 갈색 위스키의 전형적인 모양을 탈피해보자는 의견을 바탕으로 과감한 변신을 시도 했다. 이 같은 변신에는 '골든블루' 라는 제품명과의 연결성도 큰 역할을 했다. 'Gold' 는 왕족과 권위, 정통성 등을 상징하고 'Blue' 는 럭셔리와 이노베이션을 상징하는데 이를 결합해 'Golden Blue' 라는 조합을 만들었다. 위스키 색은 보통 갈색이고 얼음이나 물에 희석되면서 황금색에 가까워진다. 따라서 병을 푸른색으로 만들면 그 자체로 안과 밖이 합쳐져 '골든블루' 가 된다는 의미를 줄 수 있었다. 



② 하이브리드 주점의 확산

골든블루가 출시되던 시기에는 기존의 전통적인 유흥 주점이 아닌 세련된 분위기에 오픈된 공간에서 일행끼리 소파에 모여 앉아 술을 마실 수 있는 '카페' 형식의 '하이브리드' 위스키 주점이 급격히 확산되었다. 폐쇄적인 특성으로 여러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기존 유흥 주점과 달리 개방된 공간에서 유흥 주점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위스키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2003년 '접대비 상한제' 도입으로 인해 저렴한 비즈니스 모임 장소를 찾던 직장인들, 친구들과 위스키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함께 몰리면서 이 같은 하이브리드 주점은 성황을 이루었다. 마시는 장소의 분위기가 바뀐 만큼 산뜻한 푸른색 병의 새로운 위스키, 더군다나 도수를 낮춘 부드러운 양주가 데뷔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곳이었다.




4. 1,2차 소비자와 함께 성장하라 : '블루칩' 프로모션


단지 하이브리드 주점이 늘어나고 있고 소비자의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고 해서 골든블루가 곧장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대한민국 위스키 시장은 그리 녹록지 않다. 수석밀레니엄의 골든블루팀도 이를 잘 알고 있었다. 위스키 시장의 1차 고객은 바로 유흥주점을 운영하고, 그 주점에서 일하며, 손님에게 술을 추천하는 직원들이다. '디아지오코리아 (윈저)' 와 '페르노리카코리아 (임페리얼)' 두 골리앗은 이 유통망에서 큰 힘을 발휘했다. 그리고 자금력과 식음료 유통망을 가진 '롯데칠성 (스카치블루)' 도 무시할 수 없는 영향력을 지니고 있었다. 각 회사마다 자신들이 관리하는 주요 주점들이 있었고, 그 주점에서는 타사의 술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예를 들면, 다양한 혜택을 약속 받고 윈저로 주점 양주 판매의 90%를 유지한다는 방침 등을 지키는 방식이었다. 10%의 빈 공간을 치고 들어가야 했다. 다른 종류의 위스키를 찾는 손님이 있을 때, 추천해달라는 요구가 있을 때, 골든블루를 권하도록 만들어야 했다. 또 각 대량 주류업체와 약속한 만큼의 판매량을 채운 뒤에는 굳이 고객이 새로운 술을 찾지 않아도 자발적으로 골든블루를 권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필요했다.


골든블루 출시 1년 만에 대대적으로 실시한 이벤트 '블루칩 프로모션' 은 바로 이런 고민에서 탄생했다. 2010년 9월부터 12월 말까지 약 4개월간 진행된 '블루칩' 이벤트는 주식을 나눠주는 프로모션이었다. 골든블루의 병을 따면 작은 칩 하나가 나왔고 칩에 적혀있는 일련번호를 컴퓨터나 스마트폰 앱으로 입력하면 수석밀레니엄의 주식 1주 혹은 5주를 가질 수 있는 이벤트였다. 결국 '블루칩=우량주' 라는 본래의 뜻과 골든블루의 칩이라는 중의적인 의미를 갖게 되었다.


이 아이디어는 2010년 4월, 프로모션을 5개월 앞둔 시점에서 마케팅/영업 통합 회의와 한 달에 한 번 열리는 지점장 회의에 각각 제출되었다. 처음에는 다소 의아해 하던 영업 직원들과 지역의 주점 및 도매업자들을 관리하던 지점장들도 현장에서 이 이벤트에 물어봤을 때 반응이 긍정적이라는 점을 확인하고 제안에 지지를 보냈다. 


문제는 임원회의였다. 두 달 뒤인 6월 임원 회의에 '블루칩 프로모션' 마케팅팀에서 안건으로 올렸다. 대부분의 임원이 반대했다. 블루칩이라는 실제 코인을 만들어 병에 부착하고 이를 관리하는 과정에 비용이 만만찮게 든다는 점과 법률적으로도 복잡한 처리 과정이 있을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다른 회사처럼 골프공 같은 사은품을 주자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마케팅팀의 입장은 확고했다. 프로모션 에이전트들을 통해 자신이 쓸 수 있는 예산을 써가며 블루칩 실물을 만들고, 법적인 문제를 모두 알아보고, 현장의 영업 직원들과 지점장들에게 부탁해 미리 떠본 '긍정적인 반응' 을 정리해 한 달 뒤에 다시 안건을 올렸다. 모든 상황을 듣고 판단한 당시 대표는 진행하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렇게 시작된 프로모션은 주점 운영자, 종사자, 그리고 때론 고객들까지 위스키를 즐기고 신생 위스키 회사의 진짜 주주가 되는 경험을 만들어냈다. 당장에 큰 가치가 없어 보여도 '내가 주주인 회사' 라는 생각이 들면 아무래도 더 애정을 가질 것이라 생간 한 것이 먹혀들어갔다. 물론 이 이벤트를 통해서 매출이 급 신장하는 것을 기대하진 않았다. 그러나 4개월간 그 어느 주류회사도 시도하지 않았던 이 이벤트는 주류 업계에서, 많은 주점에서 업계 사람들에게 골든블루의 존재감을 각인 시키고 확신 시킨 계기였다.


골든블루 관계자는 "이 이벤트는 그 어떤 프로모션보다도 혁신적인 것으로 평가받았다" 며, "소비자와 위스키 판매 업소 종사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고 설명했다. 신제품 골든블루가 초기 인지도를 높이고 판매량을 올리는 데 실질적인 기여를 했다는 얘기다. 이 프로모션을 통해 약 2,600여 명의 소액 주주를 확보했다. 이 중 주점 사장들을 비롯한 '키맨' 이 1,600여 명이었고, 주점에서 위스키를 사서 마시는 소비자가 약 1,000여 명이었다. 이들 다수는 현재까지 주주로서 제품에 대한 높은 충성도와 큰 애정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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