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문화> 리더에게도 힐링이 필요하다.



소진(Burnout)이란 심리적, 정서적으로 에너지가 고갈되어 업무 수행을 하기 어려운 상태를 말한

다. 이는 조직의 일반 구성원들에게만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수 많은 의사결정, 성과에 대한 압박

등 조직의 리더에게 가해지는 책임감과 부담감은 조직의 위계가 높아질수록 더욱 증가하기 마련

이다.


2013년 여름, 스위스에서는 두 명의 고위 경영진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 유럽 재계에 충격을 안겨준 

바 있다. 7월에는 스위츠 최대 이동통신사인 Swisscom의 CEO Carsten Schloter가 49세의 나이에,

8월에는 세계 최대 보험사 중 하나인 Zurich Insurance Group의 CFO Pierre Wauthier가 53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물론 복합적인 요인들이 작용했겠지만, 이들의 주요 사인은 업무에서 받게 된

극심한 스트레스 때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직장에서의 스트레스는 누구도 피하기 어렵다.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직

장 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특히 리더는 그 정도가 더 심할 것이다. 리더로

서 감당해야 하는 책임감과 부담감은 조직에서 더 높은 위치에 올라갈수록 비례하여 증가할 것이다. 

리더가 일상적으로 내리는 의사결정 하나하나가 향후에 기업의 존망을 좌우할 정도의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의 경영진이 되는 일은 소위 "별을 달았다" 라고 할 정도로 쉽지 않은 일로 여겨진다. 그런 점에서

경영진들은 정신적, 육체적으로 일반적인 수준 이상의 역량을 갖고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그

들도 사람이다. 사람의 에너지는 끊임없이 샘솟지 않는다. 리더가 소진되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된

다면, 시시각각 변화하는 불확실한 경영 환경과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기업에게는 치

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소진 (Burnout) 이란? 


소진은 심리적, 정서적, 육체적으로 에너지가 고갈된 상태를 말하며, 탈진, 피로, 우울 등의 증상과 함

께 업무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 및 행동이 나타나 업무 수행과 효율이 저하되는 현상을 가리킨다. 소진

상태에 빠지게 되면, 일상적인 활동들을 평소와 같이 수행하기 어려워지고, 수면 장애, 섭식 장애, 우

울증 등의 병리적인 증상까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즉, 작은 일에도 정서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하거나, 일시적인 충동을 조절하지 못하여 과격한 감정을

표출시킬 수도 있으며, 시간 투자에 비해 결과물의 질이나 양이 현저하게 떨어지고, 일을 시작하기 

위해 집중하거나 의사결정을 내릴 때, 시간이 더 오래 걸리는 등 전반적으로 정신적인 기능이 저하되

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신체적으로도 쉽게 피로해지고, 잠을 이루기가 어려워진다거나 식욕

이 감퇴되는 등의 증상도 발생할 수 있다.



리더가 소진에 취약한 이유


일반 구성원에 비해 리더는 소진에 오히려 더 취약할 수 있다. 조직의 위계가 높아질수록 성과 창출에

대한 압박의 강도가 갈수록 강해지고 이로 인해 스트레스가 가중된다는 사실은 두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1. 의사결정의 피로

리더는 수 많은 의사결정을 내린다. 사소한 것부터 기업의 향방에 영향을 끼치는 것까지 다양한 의사

결정을 내리고 있다. 의사결정을 내리는 일은 리더의 주요 역할 중 하나다. 그러나 본질적로 의사

결정이란 개인이 가지고 있는 심리적인 자원을 상당히 소모시키는 일이다. 의사결정의 결가 리더 

본인뿐만 아니라 구성원 및 기업의 미래에 미칠 영향을 고려한다면 그 부담감은 결코 작다고 할 수 

없다. 이러한 의사결정이 반복되면 '의사결정 피로 (Decision Fatigue)' 라는 현상을 불러 일으킨다.

이는 의사결정이 반복될 수록 그 질이 낮아지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 스탠포드 경영대학원의 Jonathan Levav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법정에서 판사들이 유사한 사

건에 대해 가석방 판결을 내리는 빈도는 오전에 가장 높았고 시간이 지나갈수록 그 비중이 점차 감소

했다고 한다. 연구자들의 설명에 따르면 이는 가석방 판결을 유보함으로써 가급적 현재 상태를 유지

하여 잘못된 가석방 판결을 내릴 수 있는 위험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즉, 반복되는 의사

정으로 인해 피로가 누적될수록 위험을 무릅쓰는 의사결정을 내리기 보다 더 이상의 부담을 회피

는 경향을 보인다는 의미다.


의사결정은 리더가 일상적으로 수행해야하는 업무이지만,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부담감과 

피로로 인해 스트레스가 누적되어 의사결정이 저해될 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에너지까지 

고갈되어 소진으로 이어지게 된다. 그렇다고 의사결정을 무조건 피하기는 불가능하기 때문

에 적절한 휴식을 병행해야할 필요가 있다.


2. 외로운 리더

조직에서 높은 자리에 오를수록 외로워진다는 말은 낯선 이야기만은 아니다. 임원이라는 자리에 오

르기까지 많은 사람들이 경쟁에서 탈락하여 곁에 있는 사람들도 점차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잠재적인

경쟁자라고 할 수 있는 주변 경영진과도 진솔한 고민을 나누기는 어렵다. 부하들도 자신의 평가권을

가진 상사에게 쉽게 속 마음을 얘기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이 밖에도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리더가 조직에서 가지게 되는 '권력' 이 리더를 외롭게 만든다.  



고인 물이 썩어가듯이 개인 내적으로 쌓인 고민이나 어려움은 자신의 마음을 좀 먹는 독소가 될 수 있

다. 주변의 누군가에게 자신의 일상적인 고민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  


3. 자기 과신

기업의 리더는 기업 내에서 성공 가도를 걸어 온 사람들이다. 때문에 이들은 자신의 사고 방식과 역량

에 대한 자신감이 일반 구성원에 비해 강하기 마련이다. 역경을 극복해온 과거의 경험을 떠올리며 다

가오는 어려운 상황도 스스로의 힘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저변에 깔려 있는 것이다.


문제는 자신감이 지나쳐 과신으로 이어지면서 자신이 한계 상황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갑작스레 소진이 발생할 수 있다. 본인의 육체적, 정신적 

역량에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가지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어떠한 인간도 무한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지 않음을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특히, 집단주의적 문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동양 문화권의 리더들은 더욱 유의할 필요가 있다. 사

회적으로 개인적인 어려움을 공적으로 드러내는 것을 좋게만 평가하지 않는 경향으로 인해 자신의 

어려움을 어떻게 해서든 스스로 극복하려는 태도가 강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영진들은 상대적으로 쉽게 자신의 실패를 인정하며, 다시 도전하는 일을 부끄럽게 여기는 

경향이 덜 나타난다고 한다. 반면 일본을 비록한 동양 문화권에서는 개인적인 어려움을 공개적

으로 호소하거나 실패하는 일에 대해서 체면이 깎이거나 수치스럽게 여기는 경향이 있기 때

문에 개인적인 어려움을 드러내는 일이 더욱 어려울 수 있다고 한다. 한국의 리더들도 상황

 유사할 것이다. '극기' 라는 가치가 미덕으로 여겨지는 문화 속에서 자신의 어려움을 다

 사람과 공유하고 공감을 통해 위로 받으며 힘을 얻는다는 일은 쉽게 선택할 수 있는 방법

은 아닐 것이다.



리더의 소진, 대처법은?


회사에서의 스트레스는 누구도 피하기 어려우며, 특히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남다른 리더의 경우에

는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본인 스스로의 관심과 노력도 중요하겠지만, 촌각에 쫓기는 리더들에

게 있어서 현실적으로 쉽지 만은 않은 부분이 있다. 따라서, 회사 차원에서도 리더들의 스트레스 수준

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적절한 수준에서 통제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겠다.


1. 재충전 : 일상 업무와 거리 두기

소진된 사람에게는 스트레스를 가중시키는 자극에서 벗어나 에너지를 다시 채워 넣을 시간이 필요하

다. 심리적으로 재충전하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양하다. 바쁜 일상 속에서 짬을 내는 방식을 선호하는 사람도 있고, 일상으로부터 멀어져 긴 시간의 휴식을 취하는 방식을 선호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어떠한 재충전 방식이든 일상적인 업무로부터 거리를 두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다. 결정을 내리지 못한 수 많은 의사결정 사항들, 당장 처리해야 하는 또 다른 이슈들, 시시각각 변해

가는 경영 환경에 대처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주시해야 하는 동향들로부터 잠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일상적인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많은 생각을 하고 있어도, 정작 리더로서 보다 큰 틀과 넓은 관점에서

의 '생각' 이 부족하지는 않은지 돌아봐야 한다는 의미다.


마이크로소프트의 CEO로 제직하던 시절의 빌 게이츠가 1년에 두 차례 '생각 주간' 을 갖고 미래를 준

비하고, 워렌 버핏이 자신은 1년에 50주는 생각하고 남은 2주만 일한다고 한 말의 의미도 이러한 맥

락에서 이해해 볼 수 있을 것이다.


2. 신뢰할 수 있는 상대와의 대화

조직에서 리더는 외로울지라도 신뢰할 수 있는 상대방과의 대화는 필요하다. 물론 리더가 현재 가지

고 있는 고민을 다른 사람이 해결해줄 수도 없고, 고민을 하고 있는 리더 본인만큼 해당 사안에 대하

 자세하게 알고 있는 사람은 없다. 대화가 필요한 이유는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하는 것만으로

도 복잡한 생각이 정리되고 심리적인 안정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에게 오라클의 CEO 래리 앨리슨이라는 절친한 친구가 있어서 고민을 나눌 수 있

었듯이, 리더에게도 비교적 자신과 비슷한 상황에서 자신의 고민을 이해하고 공유할 수 있는 믿을 만

한 상대가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다만 모든 사람들이 그런 상대를 갖고 있지는 않기 때문

에, 외부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방법도 고려해볼 수 있다.



승리에 대한 압박감에 시달리는 운동 선수들이 심리치료사의 도움을 받듯이, 기업의 리더들도 심리

치료사의 지속적인 도움을 통해 개인 내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고민을 공유함으로써 심리적

안정감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3. 권한 위임

리더는 보통 기업 내에서 가장 중요도가 높은 업무를 맡고 있으며 그에 따르는 책임과 부담은 불가피

한 부분이 있다. 그러나 그 부담이 과도한 수준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리더 한 사람이 지나

게 많은 책임과 권한을 갖는 일은 리더 개인에게도 부담일 뿐만 아니라 한 개인에게 과도

하게 의존하게 되는 기업의 입장에서도 결코 바람직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리

더의 소진에 대응하기 위한 방법으로 권한 위임도 효과적일 수 있다.


권한 위임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갖는 리더의 경우, 권한 위임으로 인하여 자신의 역할이 

축소되거나, 일을 맡겼을 때 하위 리더 혹은 구성원들이 일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것이라

고 염려하기 쉽다. 그래서 권한 위임을 하지 않거나, "내가 챙기지 않으면 일이 안돼!" 라고 

하며 지나치게 세세한 부분까지 챙기려는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하위 리더나 구성원들에게 의사결정 참여 기회를 늘여주고, 적절한 수준에서 권한과 책임을 

위임하는 일은 일차적으로 리더의 부담을 줄이는 효과를 가져오게 된다. 뿐만 아니라 구성원의 업무 

수행에 있어서의 주도성 향상, 향후 리더로 성장할 육성 기회 제공, 집단 지성의 발휘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



리더는 기업에서 보다 많은 책임과 권한을 갖고 있으며, 그에 따른 스트레스도 가중되게 마련이다. 다

만 한계를 넘어서는 부담 속에서 리더가 소진 상태에 이르게 된다면 기업 자체적으로도 큰 위기에 빠

질 수 있다. 리더가 제대로 된 의사결정을 내리지 못한다면 촌각을 다투는 경영 환경 속에서 기업의 

효율성과 생산성은 크게 저하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리더는 스스로 본인의 심리적 상태에 관심을 갖는 동시에 지나치게 과신하지 않도록 

유의하고, 기업에서도 리더가 소진되지 않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이고 이를 예방할 수 있

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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