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묵직한 소유에서 가벼운 소비로의 변화



<마케팅> 묵직한 소유에서 가벼운 소비로의 변화



기업은 주로 제품의 '사용' 단계에서 소비자 가치를 찾으려고 한다. 품질, 내구성, 기술력 등 소비자들이 제품을 사용할 때 경험할 수 있는 가치들을 극대화하는 것에 집중한다. 하지만 이런 측면에서 소비자들에게 의미 있는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 지고 있다. 이미 과잉 만족을 주는 '넘쳐나는' 품질의 제품들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1등과 2등의 품질 차이를 느끼지 못하는 제품 테고리가 많아지고 있고, 차별화라고 선전하는 기능들이 기업에서 스스로 감탄하는 기능일 뿐 실제로 소비자 입장에서는 별 뚜렷한 가치를 못 느끼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기업과 소비자의 접점은 크게 구매 단계와 사용 단계로 나눌 수 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기업들은 주로 사용 단계에서 차별화된 가치를 찾으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어느 것을 골라야 할지 모를 정도로 제품이 넘쳐나는 시대에 많은 시간과 큰 노력을 들이지 않고도 선택의 위험을 줄일 수 있는 구매 결정을 할 수 있게 하는 것도 사용 단계에서의 차별화 못지 않게 매력적인 가치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넘쳐나는 제품으로 피곤한 소비자들 >> 


대형 전자 제품 매장에 들어서면 눈 앞에 수 십개의 TV가 걸려있다. 벽을 가득 메운 수 많은 TV 중에서 '잘 샀다' 는 느낌을 받을만큼 올바른 하나를 골라낸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TV 같은 내구재는 한 번 구매하면 오래 사용해야 하고 구매 시 지불해야 하는 비용도 높기 때문이다. 그 만큼 구매 결정 시 소비자가 느끼는 중압감이 높다. 너무 많은 대안은 소비자들에게 다양성의 축복 보다 피로와 스트레스를 준다. 즉, 동종 제품이 넘쳐 나는 이 시대에 구매 결정에 대한 부담감을 덜어주는 제품이 충분한 차별성을 제공할 수 있다.




'소유' 를 꺼려하는 젊은 세대 >>


대학내일 20대 연구소에서 발간한「2015 20대 트렌드 리포트」에서는 올해 20대 트렌드 5대 키워드 중 하나로 '쏠로몬' 을 선정했다. 쏠로몬이란 무조건 값비싼 상품을 소유하기보다는 가치를 소비하는 이들을 뜻한다. 


20~30대 젊은 세대에게는 무엇을 소유하는 것에 대한 가치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소유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잘 쓰고 잘 즐기느냐가 이들에게는 더욱 중요하다. 즉, 소유 가치보다는 사용 가치를 중시하는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Bloomberg' 에 따르면 미국에서도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20~34세의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리세션 세대 (Recession Generation)' 등장했다. 


서브 프라임 모기지 등으로 인해 큰 경제 위기를 경험한 이들은 집이나 자동차 처럼 돈이 많이 드는 고정 투자에 대해 리스크가 높다고 생각한다. 금융 위기를 통해 보유 자산에 대한 가치가 떨어지는 것을 경험한 이들은 소유하는 것 보다는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기를 원한다. 이로 인해 나타나는 현상은 미국 젊은이들 중 대부분이 '렌털 (Rental)' 로 생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집이나 차뿐만 아니라 의류도 렌털한다.


렌털을 즐기는 젊은 세대의 소비 방식은 더 잘 쓰고 잘 즐기기 위해 그들이 선택한 소비 방법이다. 이들 세대에게 소유란 '영구적으로' 무엇인가를 갖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필요한 기간' 동안만 갖는 것이 되고 있다.



점점 더 빨라지고 있는 트렌드 변화 >>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2~3년에 걸쳐 일어나던 변화가 이제는 불과 몇 개월 만에 만들어지고 확산되고 있다. 유행에 뒤쳐지지 않는 트렌디한 소비를 위해서는 한 번 구매에 드는 비용, 시간, 노력 등이 상대적으로 가벼워야 한다. 한 번에 목돈을 들여 제품을 구매해 버리면 다음에 더 좋은 제품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트렌디한 소비는 팍팍한 일상에 작은 즐거움이 될 수 있다. 지속되는 경기 불황으로 인해 미래를 준비하기 보다는 현재를 즐기려는 성향이 강해진 현 시대에 유행에 맞춰 그때 그때 소비하는 것은 힘든 현실에 작은 위안이 될 수 있다. 쉽게 자주 구매할 수 있는 소비가 선호되는 이유이다. 


이처럼 가벼운 소비는 이 시대에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소비자 가치가 될 수 있다. 이를 선택하여 어려운 시기에도 꾸준한 성과를 내고 있는 기업들이 있다. 대표적인 소유 개념의 내구재를 소비재 성격으로 전환하여 소비자에게 어필하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이케아 (IKEA)」다. 



'가벼운' 글로벌 가구 공룡, 이케아 >>


지난해 12월 이케아가 국내에 진출했다. 국내에 들어오기 전에는 가구를 손수 조립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특성과 다른 국가보다 높은 가격 논란 등으로 이케아가 성공할 수 있을지 의심하는 시각도 있었다. 하지만 광명에 오픈한 이케아 매장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임에도 불구하고 방문자가 많아 매장에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이케아의 가장 큰 매력은 가구를 자주 바꿀 수 있다는 점이다. 쓸만한 품질의 제품을 비싸지 않은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케아는 가구를 내구재가 아닌 '소비재' 로 포지셔닝하고 있다. 일반적인 가구점에서 자주 들을 수 있는 '이 가구는 최소 10년은 쓸 수 있습니다' 와 같은 말을 이케아 매장에서는 전혀 들을 수 없다. 오히려 가구는 소비재에 불과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바꾸어야 할 제품이라고 한다.




이케아는 사용하고 있는 가구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더 쉽게, 더 자주 가구를 바꿀 수 있도록 소비자들의 인식을 변화시켰다. 한 사람의 인생을 들여다 보면 생애 주기에 따라 혹은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때에 맞는 가구가 있다. 굳이 오래 사용해야 하는 부담감도 없고 시기에 적합한 가구를 많은 시간, 노력, 비용을 들이지 않고 가볍게 구매할 수 있는 소비자 가치를 이케아는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사용할 수 없을 정도의 저 품질의 제품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 이케아는 스웨덴에 있는 테스트랩에서 연간 1만개의 신제품을 1,800여 개의 방법으로 테스트하고 있으며, 통과 기준은 국제 기준(ISO 또는 IEC) 보다 엄격하다고 한다. 


이케아는 가구의 실제적인 이용 가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가구는 몇 년 정도 일상적인 필요에 맞게사용할 수 있으면 그만일 뿐 그 이상의 품질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책장의 표면은 방의 싱크대 상판만큼 단단한 내구성을 가질 필요가 없다. 결국 더 낮은 품질로도 가능한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합리적인 수준에서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가격을 낮출 수 있는 것이다.






현대인들은 넘쳐나는 브랜드 속에서 스스로 별로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제품과 서비스에 둘러여 있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감탄하는 기능이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의미 없는 차별 요인을 접목시킨 제품 속에서 소비자들은 피로감을 느낀다. 사용자의 피로도를 높이는 '넘치는 고품질' 이 만연한 지금 단순함이 새로운 가치가 될 수 있다.


제품에 대한 만족도는 품질, 가격, 디자인 등과 같은 물리적인 요인만 있는 것이 아니다. 소비자들은 제품을 구매하는 데 들인 시간과 노력 그리고 만족감이라는 총체적인 경험까지 고려하여 판단한다. 이것이 선택의 위험을 줄이고 소비자의 구매 결정을 가볍게 해주는 제품에 새로운 기회가 있는 이유이다.


차별화로 치장한 초고가 제품을 '소유' 하기보다는 쓸만한 품질 수준의 제품을 가벼운 마음으로 '소비' 하는 것도 이 시대에는 분명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가치이다. 눈을 돌려 단순함을 찾아보자. 여기에 새로운 기회가 있다.


출처: LG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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